<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슨
'진화의 단위는 종도 아니고 개체도 아니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유전자다.
개체는 종족의 번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유전자가 살아남기 위하여 개체를 선택하고 개체는 유전자의 운반자로서, 표현형으로서 존재한다.'
나는 원래 이 책이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임을 동물학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책인 줄 알았다.
그래서 다 아는 내용을 확인할까봐 읽지 않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유전자의 욕구(여기에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의도는 배제된다)에 따라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이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
이것이 이기적 유전자의 의미였다.
유전자를 진화의 단위로 생각한 것은 참으로 창의적이다.
하지만, 내용도 어려운데 번역이 좋지 않다.
되풀이 읽어도 문장의 뜻을 파악하기 어렵다.
새로운 번역본이 필요하다.
<침이 고인다> - 김애란
예전에 <달려라 아비>를 읽었을 때 이 작가에게 꽤 인색했었다.
좀 괜찮지만 그저 그렇다 라고 생각했었다.
지금 보니 2000년대 말 마음이 텅 빈 젊은 작가들 중에 혼자 리얼리즘을 지키고 있는 어린 작가였다.
궁색한 20대, 물리적인 방이 없어 내면의 방 또한 가질 수 없는 젊은이들
반지하의 어두운 방에서 장마철 불어난 물을 퍼대는 청춘들은 그러나 김애란이 준 그 작은 방 속에서 꿈도 꾸고 사랑도 한다.
꿈은 물에 퉁퉁 불었고 사랑도 곰팡내 나듯 퀴퀴하다. 마음이 싸-하다.
직유가 많아졌다.
양손에 쥔 실타래처럼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부드럽게, 그러나 굳세게 연결돼 있다.
아무 의미없는 글을 쓰는 젊은이들 가운데서 이 작가가 자신이 만들어낸 문장에 뿌리박힌 직유처럼 굳세게 잘 자라길 바란다.